[시론] 석유개발 전문인력 육성 시급/성원모 한양대 자원공학과 교수

[시론] 석유개발 전문인력 육성 시급/성원모 한양대 자원공학과 교수

입력 2011-03-15 00:00
업데이트 2011-03-15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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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모 한양대 자원공학과 교수
성원모 한양대 자원공학과 교수
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소비량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는 그야말로 심각한 위기에 몰려 있다고 할 수 있다. 2010년 80~90달러 선을 유지해왔던 유가는 중동국가들의 정치적 불안정, 리비아 사태 등에 따른 공급 차질의 우려로 인해 계속 상승기류를 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국제정세에 따라 세계 각국은 석유·천연가스 자원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산유국들은 석유를 무기화하려는 자원민족주의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즉, 전세계적으로 메이저 오일기업보다는 국영기업 위주로 석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조세와 로열티 인상, 외국인 지분 제한 등을 통해 산유국의 지분 확대를 꾀하는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석유자원은 국가의 전략자원화될 것으로 보이며, 국제정세의 변화에 따른 고유가 시대가 자주 발생하여 이러한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국가는 세계 경제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 석유개발 사업의 형태는 예산이나 전문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투자가 성공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탐사광구사업에 치우쳐 있었다. 반면에 현 정부 들어 최근 2년에 걸쳐 생산유전을 직접 매입하거나 생산유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그 결과, 2010년 말 기준으로 우리가 1990년도부터 꿈꿔 오던 석유가스 자주개발목표율 10%에 육박했다는 사실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하겠다. 동시에 M&A를 하게 되면 즉각적으로 우수한 기술진의 확보가 가능하여 단숨에 선진기술의 습득이 용이하며 국내 기술진에 기술 전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어제 아침 아주 반가운 뉴스를 접했다. 중동 국가 중 정치·경제적으로 가장 안정되어 있고 소수의 메이저 기업만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최소 매장량이 10억 배럴이나 되는 초대형 생산유전에 우리나라가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이다.

이는 석유 개발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서 우선은 큰 기쁨이 아닐수 없다. 보다 자세한 내용을 들여다 봐야 알겠지만, 이 유전은 특히 리스크가 낮은 생산유전이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생산유전의 경우, 여러가지 기술적 방법에 의해 매장량이 확인된 것이므로 90% 이상 신뢰성이 있다. 탐사광구와는 달리 석유가스 자주개발률 증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참여와 동시에 곧바로 생산이 가능한 유전이므로 수익률은 낮더라도 리스크가 거의 없는 특징을 갖는다.

다만,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은 생산유전뿐만 아니라 탐사광구에 대한 투자도 등한시해서는 안 되므로 생산유전에서의 석유 생산을 통한 안정적인 현금흐름 하에서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석유개발사업은 기술력이 없으면 아예 개발에 참여도 시키지 않는 등 기술력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은 기술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앞으로 석유가스의 연구·개발(R&D) 기술력과 관련하여 적극적인 증진 노력을 통해 고급전문인력을 시급히 양성하고, 또 그에 걸맞은 지식서비스산업 육성 등과 같은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탐사광구와 생산유전을 적절한 배합으로 추진하는 방향은 옳으나 전문인력의 수적 또는 질적 수준에 대비해 보면 아주 초라한 수준이다. 어렵게 얻어낸 생산유전이 자칫하면 남 좋은 일만 될 공산이 클 수도 있다.

성공적 개발을 위해서는 정부, 산업체, 연구소 및 대학이 하나가 되어 사심없는 실질적인 노력을 해줄 것을 기대해 본다.
2011-03-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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