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증시’ 바닥이 안 보인다

‘암흑증시’ 바닥이 안 보인다

입력 2011-09-23 00:00
업데이트 2011-09-2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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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도 전저점 붕괴…”1,650이 지지선”

코스피가 미국과 유럽 증시를 쫓아 전저점이 붕괴됐다. 다음 지지선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650선이 거론되지만, 유로존 위기가 시간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어 이마저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2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03.11포인트(5.73%) 밀린 1,697.44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7월7일(1,675.65) 이후 최저치다.

코스피 1,700선은 지난달 폭락장에서 두 차례나 마지노선 역할을 했다. 그만큼 지지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으나 이날 반등 시도 한번 없이 무기력하게 무너지면서 바닥을 예측하기는 더 어렵게 됐다.

미국과 유럽 증시는 이미 전저점이 붕괴했다.

22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51% 떨어지며 연중 최저점으로 추락했다.

재정 위기가 커진 유럽 시장은 더욱 심각하다.

프랑스 CAC 40 지수는 5.25% 폭락하며 전저점이 무너졌다. 포르투갈과 폴란드 증시도 연중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국과 독일 등 유럽 내 선진국증시도 전저점 이탈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정훈 연구위원은 “미국과 일부 유럽증시 외에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월드인덱스 등 주요 지수가 연중 저점이 붕괴했다. 국내 증시도 키 맞추기 차원에서 전저점이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대외 변수들이 너무 많은 것도 주가 전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간밤에 미국과 유럽 주가지수가 폭락한 것은 최근 국제기구들의 우울한 경제 전망이 잇따라 나온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까지 경기 하강을 언급하며 불안심리가 증폭됐기 때문이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의 재정위기 속에 대형 은행들의 ‘뱅크런(예금 대량이출)’ 가능성도 공포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무디스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시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 3개 대형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메디오방카, 인테사 상파올로 등 이탈리아 7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 파리바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경고를 받고서 큰 손들이 자금을 찾는 뱅크런 상황을 맞기도 했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투자전략팀장은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대외 변수가 너무 많다. 공포심리가 진정되려면 적어도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은 없다는 믿음이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의 긴축안이 의회를 통과해 트로이카 실사단이 구제금융 지원을 확정해야 공포가 진정될 것이다. 29일 독일의 의회승인 결과도 주목해야 한다. 다음주 초나 이달 말까지 그리스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주가는 더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다음 지지선으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650선이 거론된다. 다만, 유럽 위기가 리먼 사태와 같은 신용경색 위기로 확산하면 이마저도 장담하기 어렵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의 일방적인 디폴트 선언이나 유럽 은행의 자본확충 실패, 독일 의회의 유럽금융안정기금(EFSF) 승인 불발 등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불거진다면 리먼사태와 같은 신용경색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 이때는 1,650선의 지지력도 의미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1,700 붕괴를 분할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정훈 연구위원은 “글로벌 증시의 폭락세가 이어지면서 각국의 공조가 강화돼 의외의 안정책이 나올 수 있다. 주가 변동성이 워낙 큰 상황이어서 1,700선의 지지 여부는 중요치 않으며 분할 매수와 매도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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