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집중의 애플…전방위 공격의 삼성…중도의 LG

선택·집중의 애플…전방위 공격의 삼성…중도의 LG

입력 2014-06-08 00:00
수정 2014-06-0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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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업체 ‘3사 3색’ 마케팅 전략

스마트폰 시장이 점차 포화 상태에 달하면서 세계 스마트폰 1∼3위 업체의 3사(社)3색(色) 마케팅 전략이 눈길을 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의 구도가 변화하는 상황에서도 기존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유지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전방위 공격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LG전자는 애플과 삼성전자 사이에서 중도 노선을 선택했다.

◇ 애플, 최고급 시장에 집중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 구도가 바뀌는 상황에서도 최고급 스마트폰 시장만을 바라보고 제품을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이폰5s는 제일 싼 16GB 모델의 국내 출고가만 해도 80만원대로 삼성전자 갤럭시S5와 비슷한 수준이다. 64GB 모델의 출고가는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지난해 처음으로 다소 가격을 낮춘 아이폰5c를 내놓기는 했지만 역시 출고가가 70만원대라 저가형 제품이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화면 크기도 4인치로 일원화돼 있고, 기능 면에서도 제품별로 독특한 차별화를 내세우기보다는 비교적 비슷한 애플 제품의 사용자경험(UX)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애플은 시장을 세분화(Segmentation)하고 목표 시장을 설정(Targetting)한 후 시장위치화(Positioning)를 꾀하는 이른바 STP 마케팅 전략을 충실히 지키고 있는 셈이다.

애플은 이 전략을 통해 삼성전자보다 판매량에서는 뒤졌지만, 매출액 부분에서는 아직 삼성에 앞서고 있다.

지난 1분기 애플은 스마트폰을 4천370만대 판매하고도 259억6천만 달러의 매출액을 올렸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1억1천300만대, 매출액은 230억8천200만 달러였다.

다만 애플의 아이폰6가 다양한 크기와 가격으로 출시될 것이라는 업계 예측이 있는 만큼 애플이 언제까지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삼성, 다양한 제품으로 시장 대응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가 된 상황에서 오히려 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시장 상황에 적극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갤럭시S5 출시 당시 세계 350여 이동통신사에 이 제품을 공급하는 등 한 제품을 전략 스마트폰으로 키우는 데 주력하면서도, 기업의 남은 역량을 여러 곳으로 분산해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타이젠 개발자 행사에서 공개한 타이젠 운영체제(OS) 스마트폰 삼성Z와 7인치 스마트폰을 표방한 갤럭시W가 대표적인 예이다.

삼성Z는 러시아에서 처음 제품을 출시한다고 밝힌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중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개발도상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갤럭시W는 기존의 5∼6인치대 패블릿(휴대전화와 태블릿PC의 합성어)보다 더 큰 화면을 장착하고도 전화 통화까지 할 수 있는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가 주요 타깃이다. 스마트폰 치고는 너무 크다는 인식도 있지만, 7인치 스마트폰을 원하는 소비자가 분명히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입장이다.

어느 정도의 판매량만 얻을 수 있다면 최대한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삼성전자의 ‘전방위 공격’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이 전략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가진 애플과 달리 직접 하드웨어를 제조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시장 수요에 따라 제품 공급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공급망관리(SCM) 역량이 있기 때문이다.

◇ 중도의 LG전자, ‘제3의 길’

지난 1분기 매출액 기준 세계 휴대전화 시장 3위로 올라선 LG전자는 애플과 삼성전자 사이에서 중도를 걷고 있다.

2년 전 옵티머스G를 내놓으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본궤도에 진입한 LG전자는 이후 전략 스마트폰 G2·G프로·G프로2를 내놓은 데 이어 최근 G3까지 제품 계보를 이어오고 있다.

LG전자는 이들 전략 제품과 다소 실험적인 제품인 ‘휘는 화면’ 스마트폰 G플렉스를 통해 해외 언론의 좋은 반응을 끌어내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이런 인지도를 바탕으로 3세대(3G) 통신망을 사용하는 보급형 제품 L시리즈와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을 쓰는 보급형 제품 F시리즈 등도 해외 시장에 적절히 내놓으면서 중저가 시장을 조금씩 공략하고 있다.

전략 스마트폰이라고 할지라도 일본을 비롯한 다소 특수한 시장에서는 화면 크기를 약간 줄이는 등 변종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LG전자는 이처럼 최고급 제품에 집중하면서도 보급형 제품을 일부 내놓는 ‘제3의 길’을 선택해 1분기 휴대전화 판매량 세계 4위, 매출액 세계 3위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LG전자는 당분간 이 같은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면서 최고급 제품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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