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매출 순위 애플 1위·삼성 2위 지각변동
휴대전화 업계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영원한 1등’이었던 노키아가 몰락한 반면 4년 전 처음으로 휴대전화를 출시한 애플이 1위에 올라섰다.지난해 1분기만 해도 노키아, 삼성전자, RIM, 애플, LG전자 순이었던 휴대전화 상위업체 가운데 삼성전자를 제외한 모든 업체들이 순위 바꿈을 하며 요동치고 있다.
11일 외신과 시장조사기관 IDC 등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애플은 휴대전화 및 관련 매출이 123억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노키아를 제치고 업계 1위(매출 기준)에 올라섰다. 단 3종(아이폰3G·아이폰3GS·아이폰4G)의 스마트폰으로 50개가 넘는 제품을 내놓은 ‘골리앗’ 노키아를 무너뜨렸다. 2007년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폰을 처음 내놓으면서 “시장점유율 1%를 가져가는 게 목표”라고 밝힌 지 4년 만에 ‘신화’를 일궈냈다.
삼성전자도 105억달러의 매출을 거두며 매출에서 처음으로 노키아를 제치며 선전했다. 특히 삼성은 노키아의 ‘안방’이라고 할 수 있는 서유럽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2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해 노키아(28%)를 충격에 빠뜨렸다. 하지만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영업이익의 6배에 달할 만큼 강력한 애플의 성장세에 밀려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20년 가까이 1위를 지켜 온 노키아는 애플과 삼성전자에 잇따라 밀려나며 3위로 내려앉았다.
서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노키아는 20%의 시장점유율로 애플(20.8%)에 선두를 내주는 ‘굴욕’을 맛봤다. 2008년만 해도 43%에 달했던 시장점유율은 지난 1분기 30%에도 못 미쳤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주가도 전성기의 7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휴대전화 기업’으로 각광받던 RIM(캐나다)은 삼성의 기술력과 애플의 모바일 생태계에 밀려 4위로 떨어졌다.
반면 신생업체인 HTC(타이완)는 기존 강자들을 차례로 제치며 처음으로 ‘빅5’에 진입했다. 이어 LG전자와 ZTE(중국)·모토롤라(미국) 등이 뒤를 이었다.
불과 1년 만에 휴대전화 업계가 지각변동을 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스마트폰 사업의 성패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4’의 인기 덕분에 올해 1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130%나 증가했다.
HTC도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전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0%, 190%씩 늘어났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노키아는 어렵사리 판매 대수 1위를 유지했지만 매출이 크게 줄었다. LG전자와 소니에릭슨 역시 스마트폰 히트작을 내지 못해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애플과 삼성의 양강구도로 재편되고 있어 다른 업체들의 시장 탈환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앞으로 고품질의 스마트폰을 3~4종 이상 연속으로 히트시켜 전 세계 이동통신사에 믿음을 심어 주면 본격적인 실적 회복세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1-05-12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