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몰고 온 투자지형도 변화…선진국 주식·원자재 뜬다

트럼프가 몰고 온 투자지형도 변화…선진국 주식·원자재 뜬다

입력 2016-11-16 07:21
업데이트 2016-11-16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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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정책 방향이 자산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국채 발행 및 인프라 투자를 늘리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 영향으로 트럼프가 지난 8일(미국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한 뒤 글로벌 채권 금리가 급등하자 전문가들은 당장 채권 비중을 줄이고 대체자산 및 주식 비중을 늘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시장의 추세가 반영돼 국내 채권가격이 최근 빠르게 하락(금리 상승)하면서 채권형 펀드 수익률에 빨간불이 켜졌다.

트럼프 당선 직후인 지난 10~11일 이틀간 중·장기채권펀드를 중심으로 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곤두박질쳤다.

채권형 상품인 키움코세프(KOSEF) 10년국고채 레버리지상장지수펀드는 이틀간 -4.7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주요 채권형 상품 수익률을 보면 키움코세프 10년국고채 상장지수펀드는 -2.41%, 삼성코덱스(KODEX) 10년국채 선물상장지수펀드는 -2.36%, NH-아문디(Amundi) 올셋(Allset) 국채10년 인덱스자펀드는 -2.35%, KB장기국공채 플러스자펀드(채권)는 -2.11%, 동부다같이 장기채권펀드는 -2.05%였다.

국내 3년 만기 채권가격도 10일 이후 나흘째 하락세를 탔다.

15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나흘 연속 올라(채권가격 하락) 전날보다 2.5bp(1bp=0.01%p) 상승한 연 1.635%로 마쳤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효과로 채권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갈 가능성이 커졌다”며 채권가격이 약세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애초 예상과는 달리 트럼프 당선을 계기로 12월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리츠펀드 및 부동산 펀드에 대한 우려감은 강해지고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가격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리츠펀드에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채권투자 비중을 줄이고 원자재·인프라 자산·주식 투자를 늘리는 쪽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제로인 통계에 따르면 각종 금속펀드(금제외)의 수익률은 미 대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10~11일 급등했다.

이 기간 미래에셋타이거(TIGER) 구리실물 특별자산 상장지수(금속)펀드는 무려 12.6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KODEX구리선물(H) 특별자산 상장지수[구리-파생]펀드와 미래에셋TIGER 금속선물 특별자산 상장지수[금속-파생]펀드는 각각 7.35%, 6.31%의 수익을 올렸다.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를 늘리겠다는 정책 방향에 힘입어 인프라펀드 수익률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이틀간 수익률이 한화에너지 인프라MLP 특별자산자펀드(인프라-재간접)는 4.13%, 한화분기배당형 에너지인프라MLP 특별자산자펀드(인프라-재간접)는 4.12%, 한국투자미국MLP 분기배당 특별자산자펀드(오일가스인프라-파생)는 4.01%에 달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플레이션(트럼프 정책이 몰고 올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자금이 위험회피(헤징) 차원에서 일부 원자재 쪽으로 몰리고 있다”며 “이 여파로 유가는 하락하고 있지만 구리 가격 등 일부 금속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산업용 원자재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할 만하다”면서 “트럼프는 미국의 석유 생산을 늘리는 공약을 내걸고 있어 유가 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헬스케어펀드도 힘을 얻고 있다.

약품 가격 규제 정책 폐기를 골자로 한 ‘트럼프 케어’에 대한 기대감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지난 10~11일 삼성KODEX합성-미국 바이오테크상장지수[주식-파생]펀드는 15.11%, 미래에셋TIGER 나스닥바이오상장지수(주식)펀드는 12%, 프랭클린 미국바이오헬스케어자(주식-재간접)펀드는 10.42%, 미래에셋TIGER200 헬스케어상장지수(주식)펀드는 9.6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그간 상대적으로 외면받았던 주식형 펀드에도 파란불이 들어왔다.

다만 미국 등 선진국 시장 전망은 대체로 낙관적인 반면에 신흥국 증시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문수현 연구원은 “채권으로 몰렸던 자금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트럼프가 보호무역 정책을 펼친다면 무역을 주로 하는 신흥국 주식은 악영향을 받게 된다”며 “신흥국 주식보다 선진국 주식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임노중 유화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증시가 상승하려면 트럼프 리스크의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증시가 오르고 있지만 이머징마켓에서는 트럼프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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