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마이너스금리 도입 효과 지켜봐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수출 부진에 대해 글로벌 수요 부진의 영향이 가장 크며 단기적 접근이 아닌 긴 호흡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한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수출이 금액으로는 많이 감소했지만 전 세계 교역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라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글로벌 수요 부진은 우리가 받아들여야 한다”며 “수출 부진의 해결책은 긴 호흡으로 글로벌 전체로 시각을 넓혀 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대해서는 “효과는 조금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전달과 비교해 경기 흐름에 대한 시각은 어떻게 바뀌었나.
▲ 경기 인식은 기본적으로 지난달과 큰 차이는 없다. 수출이 부진하고 경제 심리가 약화하면서 하방 위험이 조금 커졌지만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유가 상승 등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 통화정책방향에 나오는 표현을 보면 경기 우려가 커진 것 같다.
▲ 전달에는 1월의 모니터링 지표로 판단했는데, 실제 지표가 더 나빴다. 그러나 지난달은 부진세가 지난 1월보다 완화된 것으로 판단한다.
-- 적정금리 수준은 지금보다 낮다는 주장이 있다.
▲ 적정금리는 모형에 따라 다양하게 추정할 수 있어서 기계적으로 통화정책방향에 적용할 수 없다.
-- 현재 금리 수준이 실물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
▲ 현재 금리는 충분히 완화적인 수준이다. 현재 금리가 실물경제를 제약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성장과 금융 안정 중 어떤 것에 더 중점을 두는가.
▲ 현재 어느 한쪽을 더 중시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금융안정과 실물경제 안정은 연계돼 있어 성장과 금융안정을 균형 있게 고려하고 있다.
-- 재정지출 확대와 금리 인하 중 무엇이 경제 심리 회복에 더 효과적인가.
▲ 금리 인하와 재정지출은 경로와 시차가 달라 어디가 더 크다고 답하기 어렵다. 다만 최근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는 성장세 회복을 위해서는 재정과 통화정책, 구조조정의 삼중 정책이 같이 지속해서 추진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 수출 부진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가.
▲ 수출 부진은 글로벌 수요가 부진한 것을 염두에 둬야 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세계 전체 교역 규모가 줄었지만, 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늘었다. 긴 호흡으로 경쟁력 제고 방안이나 구조조정 등을 추진해야 한다.
-- 해외 중앙은행들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어떻게 생각하나.
▲ 마이너스 금리 도입 효과는 조금 지켜봐야 한다. 유럽이나 일본은 우리와 사정이 다르다. 다만 다른 나라 중앙은행의 결정으로 국내 경제나 금융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변화를 지켜보면서 통화정책 결정에 참고하겠다.
-- 자본유출의 우려는 일단락됐다고 보는가.
▲ 외국인의 증권투자를 올해만 놓고 보면 2월 중순까지는 크게 줄었지만, 이후에는 유입으로 돌아섰다. 일부 외국 중앙은행이 국내 채권시장에 투자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어 이 흐름이 다시 바뀔 가능성 배제하지 않는다.
-- 최근 원 달러 환율의 변동 폭이 크다.
▲ 금융 시장이 수급 원리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다만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돼 시장 쏠림 현상이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1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기준금리를 낮추면 환율이나 자산가격 변화에만 쏠릴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 금리 인하의 실물 파급 경로는 여러 가지다. 금리 인하에 따른 자산가격 변화나 환율 효과는 불확실하다.
-- 금리 인하를 말한 소수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경제 심리가 나빠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금리를 낮출 때는 실물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한다. 타이밍이 중요한데, 대외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실물에 미치는 영향이 제약받을 수 있다.
-- 가계대출에 대한 평가는.
▲ 분명 높은 수준이고 억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변함없다. 정부도 대출심사를 할 때 상환능력을 중시하기로 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효과를 지켜보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