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모듈 방식 납품… 현대모비스 아산공장 르포

국내 최초 모듈 방식 납품… 현대모비스 아산공장 르포

입력 2014-06-26 00:00
업데이트 2014-06-26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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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 안전망 갖춰 납기 차질 ‘제로’

“재고율이 제로라고 하면 다들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지만 설비를 돌아본 뒤엔 그때야 고개를 끄덕입니다.” 지난 24일 오전 충남 아산시 영인면 현대모비스 아산모듈공장. 이른 아침부터 푸른 옷을 입은 직원들은 인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납품할 자동차 모듈을 조립하느라 여념이 없다. 2004년 설립된 현대모비스 아산공장은 자동차의 앞뒤 바퀴를 구성하는 새시모듈과 운전석 모듈, 전면부인 프런트엔드 모듈을 생산한다. 연간 모듈 생산능력은 30만대다. 한 시간에 66대, 54초에 한 대꼴로 생산되는 셈이다.

24일 충남 아산시 영인면 현대모비스 아산공장에서 한 직원이 전면부인 프런트엔드 모듈을 조립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24일 충남 아산시 영인면 현대모비스 아산공장에서 한 직원이 전면부인 프런트엔드 모듈을 조립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자동차 모듈은 기능적으로 연관된 수십 가지의 부품을 조립한 부품 덩어리다. 주요 부분을 반 조립품 형태로 조립하면 완성차 업체 입장에선 공정을 최소화하고 불량률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곳에서 조립하는 운전석 모듈은 44개의 부품으로 이뤄진다. 만약 완성차 업체가 처음부터 다 조립한다면 그만큼 생산라인도 시간도 길어진다. 노동력도 많이 필요해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모듈방식을 이용하면 차량 생산 시간이 약 15% 단축된다고 보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모듈 방식의 납품은 현대모비스가 최초다.

흥미로운 것은 이곳에선 인근 현대 아산공장이 생산에 돌입하면 그제야 모듈 조립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자동차 생산공정에 딱 맞춰 모듈을 생산하면 재고가 사라진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자칫 조립이나 배송이 늦어지면 완성차 업체의 라인이 멈춰서는 대형사고가 터진다. 이영기 아산공장 경인모듈실장은 “전기가 끊어져도 8초, 시스템이 마비돼도 15분 안에 전라인이 복구된다”면서 “완벽한 안전망을 구축했기 때문에 납기가 늦어 차 생산이 늦어지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글로벌 업계에서 우리의 직서열 방식(JIS·Just In Sequence)은 혁신으로 통한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모듈 양산을 시작한 지 14년 만인 지난해 국내외 공장에서 새시·운전석·프런트엔드 등 3개 모듈의 1억 세트 생산을 돌파했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현대·기아차 납품 의존도가 95%에 달하는 상황에서 현대차 모듈생산 비율까지 높아지면 사실상 의존도를 낮출 방법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당장 실적에만 매몰된다면 현대차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란 점을 내부에서도 잘 알고 있다”면서 “회사 목표인 글로벌 5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라도 연구개발을 늘려 판매처를 다양화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아산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4-06-2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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