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패키지 인수 주도권 잡기 사전포석”

“동부 패키지 인수 주도권 잡기 사전포석”

입력 2014-06-07 00:00
업데이트 2014-06-0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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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에너지, 동양파워 인수가격 4000억원 오버베팅 이유는?

동양파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포스코에너지가 선정된 것을 놓고 시장 안팎에서 포스코에너지의 무리한 베팅에 대해 여러 해석이 오가고 있다. 포스코 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전 계열사 구조조정에 나선 데다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 당진 등 동부 패키지 인수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굳이 높은 가격까지 써서 또 다른 발전소 인수를 추진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6일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동양파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포스코에너지를 선정해 달라는 동양시멘트 관리인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포스코에너지는 동양파워 인수 가격으로 약 4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포스코에너지가 제시한 가격이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삼탄·대림건설 컨소시엄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동양파워의 가치에 비해 높은 가격을 써낸 데 대한 이유가 불확실하다. 한때 동양파워는 1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알려졌지만 실제 동양파워의 자산은 장부가 240억원의 발전소 부지가 전부다. 이 외에 지난해 동양시멘트의 강원 삼척 폐광산 부지에 2000㎿(메가와트) 규모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 운영하는 사업권을 따냈을 뿐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에서는 사업 강화와 그룹 시너지 효과를 키우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19일 기업설명회에서 철강을 핵심으로 해서 원천소재·청정에너지 등 2대 영역에서 거대 성장엔진을 육성하는 것으로 경영전략을 바꿨다고 발표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에너지는 LNG복합화력발전사업을 가지고 있지만 석탄화력발전은 없어 동양파워를 인수하게 되면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기 때문에 사업 확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동부 패키지 인수다. 포스코는 최근 동부발전 당진과 동부제철 인천공장 패키지 실사를 마치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이달 안에 내부 의견을 정리해 인수 여부를 확정지을 계획이다. 금융 당국에서는 포스코가 동부 패키지를 인수하지 않으면 동부그룹 구조조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보고 포스코가 인수하는 것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는 동부 패키지 인수가 재무구조 개선에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특히 동부그룹이 제시한 1조 6000억원이라는 패키지 매각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또 동양파워 인수를 결정한 상황에서 같은 석탄화력발전소인 1100㎿ 규모의 동부발전 당진을 굳이 인수할 필요가 없게 됐다.

훨씬 전부터 동부 패키지 인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동양파워 인수는 동부 패키지 인수 방식이나 매각 가격을 포스코가 원하는 대로 하기 위한 장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동양파워 인수를 철회하기에는 최대 수백억원의 이행보증금 부담도 있기 때문에 대신 동부 패키지 인수 추진을 포기할 수 있다”면서도 “정부가 포스코의 동부 패키지 인수를 원하고 있는데 쉽게 뿌리치지는 못할 수도 있어 재무구조 개선, 같은 발전소 인수 등의 어려움을 내세워 포스코가 원하는 대로 인수를 진행하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4-06-0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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