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정유업계, 임원들부터 ‘찬바람’

위기의 정유업계, 임원들부터 ‘찬바람’

입력 2014-04-27 00:00
수정 2014-04-2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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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임원 내보내고, 개인 집무실 반납하기도

정유업체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잇따라 내리막을 타는 가운데 업계가 위에서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 경영에 나섰다.

작년 말부터 상당수 임원들이 회사를 떠났고, 집무실을 공용 공간으로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희망퇴직설도 고개를 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매출 7조6천22억원, 영업이익 472억원을 기록해 작년 1분기보다 매출 5.1%, 영업이익은 85.5%가 급락했다.

이 회사는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를 통해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국내 업체들에 비해 상황이 유리한데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이 0.6%에 그쳐 매출의 1%도 수익으로 남기지 못했다.

정유업계 매출 1위인 SK이노베이션도 1분기 영업이익이 2천262억원으로 67% 격감해 영업이익률이 1.3%에 그쳤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전망이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꽁꽁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임원들에게 가장 먼저 찬바람이 몰아쳤다.

에쓰오일은 최근 단행한 조직 개편에서 홍보와 대관 등 유사한 업무를 합치는 방식으로 임원을 줄여 작년 말 상무 1명, 올해 초 부사장과 상무 1명씩을 내보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울산 석유화학시설 설립 등 신규 프로젝트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한 것”이라면서 “임원들은 정년퇴직했고,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은 전혀 얘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는 ‘상대적으로 분위기가 자유롭던 외국계 에쓰오일이 먼저 치고 나가 상당수 임원을 정리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에서도 작년 말에서 올해 초까지 상무 5명, 전무 2명, 실장 2명 등 총 9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 가운데 4명은 지주회사인 SK홀딩스와 자회사 등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나머지 5명은 퇴직했다.

퇴직 임원들의 연령대는 51∼57세로 이 업체의 정년(60세)에 한참 못 미친다.

SK이노베이션은 또 실적 개선을 위한 비상계획을 세우고, 매주 관계사들과 함께 비상경영회의를 열어 운영예산 절감 방안 등을 논의한다.

현대오일뱅크의 상무급 임원들은 작년 말 임원실을 내놓고 직원들과 한 공간을 쓰고 있다. 빈 임원실은 회의실 등 공용 공간으로 바뀌었고, 독방은 본부장(전무급) 이상에게만 주어진다고 업체는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회사도 긴축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면서 “언제 불똥이 튈지 몰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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