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시장 ‘시리아 쇼크’…파장 어디까지

세계금융시장 ‘시리아 쇼크’…파장 어디까지

입력 2013-08-28 00:00
업데이트 2013-08-2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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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증시·신흥국 통화 급락·유가 급등 신흥국 ‘설상가상’ 위기 우려…군사개입 단기 종료될지가 관건

‘시리아발(發) 충격파’가 세계 금융시장을 덮쳤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시리아 군사 개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세계 증시가 급락했고 원유, 금 등 원자재 가격은 급등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전망의 여파로 아시아 등 신흥국들의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시리아 사태라는 악재까지 더해지면서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미국 시리아 공습설…이르면 29일 단행

미국은 이르면 오는 29일께 시리아에 대해 미사일 공습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NBC 방송은 미국 고위 관료를 인용해 미군이 빠르면 오는 29일께 시리아를 상대로 첫 미사일 공격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루나이를 방문 중인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명령을 내리면 즉각 군사공격을 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미국의 시리아 군사개입은 오바마 대통령의 최종 결정만 남은 것으로 관측됐다.

시리아 정부는 이런 서방의 군사개입 가능성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방어할 것”이라고 밝혀 시리아 사태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 미국·유럽·중동 증시 급락…유가·금값은 급등

세계 금융시장은 한바탕 요동치고 있다. 미국·유럽·중동 증시는 크게 떨어졌고 유가와 금값은 급등했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시리아 위기까지 겹쳐 1.14% 급락, 2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1.59%, 2.16% 떨어졌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VIX) 지수는 12% 이상 급등했다.

유럽증시도 흔들렸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지수와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각각 2.28%, 2.42% 급락했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0.79% 내렸다.

시리아 위기의 직접 영향권 안에 있는 중동 증시는 폭락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증시의 DFM지수는 7.0%나 추락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아랍권 최대 규모인 사우디아라비아 증시의 TASI지수도 4.12% 폭락했고, UAE 아부다비 증시의 ADX지수는 2.83% 급락했다.

반면 국제 유가는 급등했고 금과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 가격은 위기감이 반영돼 상승했다.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작년 2월 이후 최고인 배럴당 109.01달러로 3.09 달러(2.9%) 뛰어올랐다.

북해 브렌트유는 3.64 달러(3.29%) 오른 배럴당 114.37 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뉴욕시장에서 12월물 금은 온스당 1,420.20달러로 27.10 달러(2%) 올라 지난 5월 14일 이후 최고치(종가기준)를 기록했다.

◇ 아시아·신흥국도 휘청…통화 가치·증시 급락

가뜩이나 어렵던 아시아·신흥국 시장은 시리아 위기의 유탄을 맞아 크게 휘청거렸다.

최근 위기설에 휩싸인 주요 신흥국의 통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로 줄줄이 추락했다.

인도 루피화 가치는 27일(현지시간) 달러당 66.19루피로 2.844% 급락해 최저 기록을 경신했고,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도 달러당 11.337루피아로 4.313% 폭락했다.

말레이시아 링깃화 가치는 달러당 3.3270 링깃, 필리핀 페소화 가치는 달러당 44.50 페소로 떨어져 각각 3년여, 2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이 나타난 상황에서 시리아 사태에 대한 위기감이 증폭돼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증시도 크게 흔들려 28일 오전 10시 10분 현재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13,277.63으로 1.95%, 토픽스지수는 1,110.57로 2.07% 각각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1,877.48로 0.44% 내렸고, 호주 S&P/ASX200 지수는 5,090.30으로 0.99% 떨어졌다.

◇ 단기간 공습 전망…세계경제 회복에 악영향 줄 듯

이제 관심은 시리아발 충격파가 얼마나 강하게, 언제까지 지속할지에 쏠리고 있다.

일단 오바마 행정부는 범위와 기간이 제한적인 군사 개입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의 후유증과 러시아의 반대 등 국제적 여건을 고려하면 지상군 투입 등 전면전은 무리수라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군사 개입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교체라는 목표를 배제한 채, 크루즈 미사일이나 폭격기를 동원한 이틀 이하의 단기간 공습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망했다.

문제는 이란 문제, 이스라엘-아랍권 갈등 등 온갖 분쟁이 도사린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서 미국의 군사 개입이 예측 불가능한 돌발변수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 양적완화 축소 문제로 신흥국 국가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시리아 사태가 세계 경제·금융시장에 설상가상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시리아는 주요 산유국은 아니지만, 알아사드 정권의 최대 우방은 이란이며 이라크와도 국경을 맞대고 있다.

따라서 시리아 사태 격화는 이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로 번져 국제 유가를 크게 밀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급등하면 선진국의 소비 여력·심리를 위축시켜 미국 주도의 세계경제 회복세가 둔화하거나 침체로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원은 또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기조가 되살아나 금·채권 등 안전자산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주식이나 신흥국 통화 등 위험자산은 소외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다만 서방의 군사 개입이 단기간에 마무리되면 시리아 사태의 충격파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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