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부문 회복세 확고하지 않아”

경기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이 한층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기획재정부는 6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물가안정 흐름 속에 고용증가세가 확대되고 광공업생산·소비·투자 등 주요 지표가 개선되는 등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이어 “민간 부문의 회복세가 확고하지 않고 미국의 양적완화 리스크, 주택거래 급감 등 하방 위험도 상존한다”는 우려도 내놓았다.

그린북에 ‘회복 조짐’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 4월호에선 ‘저성장 기조’라는 용어를 처음 언급한 뒤 5월, 6월 모두 저성장세 지속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7월에는 넉 달 만에 저성장이라는 단어가 빠졌지만 경제가 완만하게 개선될 것이라는 일반론적인 전망만 내놨다.

그런데 이달에는 경기가 회복세에 좀더 무게를 둔 것이다.

이형일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분기보다 확대된 것은 저성장을 끊었다는 의미가 있다”며 “회복 조짐이 있지만 (경기가 바닥을 쳤느냐는) 상하방 위험이 모두 있어 현재로선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그린북 8월호를 보면 6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만명 늘어 두 달 만에 30만 명대를 회복했다. 광공업생산은 전월보다 0.4% 늘었다.

6월 설비투자지수는 전달에 견줘 4.5% 신장한 모습이다. 향후 기계수주와 기계류 수입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설비투자 조정압력과 기업심리 위축 등 부정적 영향도 있어 설비투자지수는 완만하게 증가할 전망이다.

내수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기재부가 집계한 7월 소매판매 속보치를 보면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할인점은 5.2% 각각 감소했다. 의류와 가전제품을 본래 계절보다 앞당겨 사는 ‘선(先) 수요 효과’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휘발유 판매량도 장마와 가격상승 탓에 전년 동월 대비 2.8% 감소했다. 속보치 가운데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호조로 4.9% 늘었다.

이와 관련,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민간 소비 부진을 근거로 들며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당초 예상보다 높은 전기 대비 1.1%를 기록했지만, 이는 정부 소비가 상당 부분 기여한 결과로서 추세적인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이형일 과장은 “2분기 GDP에서 정부 역할이 컸다는 데 동의한다”며 “민간부문의 회복세가 커져야 정부 역할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손 바꿈이 잘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세계 경제가 미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중국 경제가 둔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승리하면서 아베노믹스의 추진 동력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