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왜 샀을까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왜 샀을까

입력 2013-08-05 00:00
업데이트 2013-08-0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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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참여위한 조치”-”적대적 M&A 노출방지” 논란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매입으로 불거진 두 회사의 합병설을 놓고 증권가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른 한쪽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그룹 차원의 조치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할 필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2일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 24만5천481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주식 매입은 지난달 29일부터 전날까지 일주일 동안 총 4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이번 주식 매입으로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삼성물산의 지분율은 0.6%가 돼 특별관계자로 추가됐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전체 매수 금액은 190억∼200억원 정도다.

이로써 삼성물산을 포함한 삼성엔지니어링의 특별관계자 보유주식비율은 기존 19.37%에서 19.98%로 0.61%포인트 증가했다.

당시 공시에서 삼성물산은 이번 주식 매입의 목적에 대해 ‘단순투자 목적을 위한 신규 지분 확대’라고 밝혔지만 5일 증권가에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설이 확산됐다.

무엇보다 이번 주식 매입으로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의 특별관계자로 추가된 점이 합병설에 무게를 실었다.

이광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식매입은 계열사 지원과 소유권 강화라는 두 가지 목적이 복합적으로 고려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목적을 달성하려면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가 필요하며 삼성물산이 유증에 참여하고자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을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주대상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주주가 돼야 하므로 비록 적은 지분이더라도 주주가 되고자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 0.6%을 매입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1%도 채 안 되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 매입을 두고 합병설까지 언급하는 것은 섣부른 추측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은 이번 주식 매입을 삼성그룹이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을 확대함으로써 삼성엔지니어링이 적대적 M&A에 노출되는 것을 막으려는 단순 전략으로 보고 있다.

만일 애초부터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계획했다면 굳이 지난주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 0.6% 매입을 통해 주가 상승을 자극해 대규모 지분 확보 시 부담을 키우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지금은 아니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가 더 떨어지면 인수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여줌으로써 삼성엔지니어링의 추가적 주가 하락을 막고, 적대적 M&A 시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허문욱 KB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외국인의 지분율이 27%를 웃돌아 적대적 M&A 이슈에 노출될 수 있다”면서 “삼성그룹 차원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을 방어하기 위해 지분을 확대하는 조치였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과 사업 성격상 일관성을 지녔으므로 이번 지분 매입의 주체가 됐을 것으로 보이며 총 매수 금액이 200억원에 불과해 긴급 자금수혈로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두 종목의 주가는 약세로 마감했다.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보다 3.92% 하락한 5만3천9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삼성엔지니어링도 전 거래일 대비 2.25% 떨어진 8만2천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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