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출근 복장 규제 왜?

현대백화점 출근 복장 규제 왜?

입력 2013-03-20 00:00
수정 2013-03-2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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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회사 품격·신뢰도 때문” 일부 “개성적 업계 흐름 역행”

“이런 복장으로 출근하면 안 됩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사 건물 복도에 ‘복장 규정 지침’이 나붙었다. 대상은 본사 직원 300여명으로, 구체적인 규제 복장까지 명시했다.

현대백화점 인재개발팀장 명의로 부착된 게시물에는 남녀 직원의 규정 복장을 비즈니스 캐주얼로 명시하고 남성의 경우 정장 또는 재킷+바지에 ‘칼라 달린 셔츠’를, 여성은 재킷, 치마 또는 바지, 블라우스에 ‘스타킹 착용’을 의무화했다. 신발은 구두, 단화를 대표적으로 꼽았다.

규제 복장은 ‘품위를 벗어난 복장’이라고 못 박았다. 찢어지거나 부분 탈색이 심한 캐주얼 의상을 비롯해 청바지, 티셔츠(폴로티 포함), 아웃도어 스타일, 후드티, 쫄티, 롱·어그부츠, 스니커즈, 캔버스화 등이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색깔, 디자인이 화려한 카디건(스웨터·조끼), 라운드티, 지나친 무늬와 색상, 너무 밝은 색상의 면바지 등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되는 애매한 부분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상품본부, 영업전략실, IR팀과 같이 백화점을 방문하거나 협력업체 면담, 대관, 공시 등 외부와의 접촉이 많은 부서는 비즈니스 정장 착용을 필수로 했다.

2005년 백화점업계에서 처음으로 ‘노타이’를 실현한 현대백화점이 개성과 자유를 강조하는 업계 흐름과 반대로 복장 규정을 대폭 강화한 데는 최근 신입사원 등 직원들의 옷차림이 직장 생활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요란한 옷차림이 회사의 품격과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근무 분위기를 해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업계 특성이 있는데 좀 심한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3-03-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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