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물류 1년전보다 2배↑ 한화 100% 수의계약 고집
10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물류 분야는 경쟁을 통하지 않는 수의계약 관행이 더 심화됐다. 삼성그룹의 물류 수의계약 금액은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한화그룹은 아직도 ‘100% 수의계약’을 고집하고 있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2/10/25/SSI_2012102502001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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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4~7월 10대 그룹의 물류·광고·시스템통합(SI)·건설 등 4개 분야를 비교한 결과, 물류 분야 수의계약 비중은 평균 8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되레 2% 포인트 높아졌다. 금액도 6399억원으로 지난해(6367억원)보다 더 늘었다. 대부분이 삼성·현대차·LG·SK 등 ‘빅4’ 그룹의 증가분이다. 특히 한화그룹은 물류 분야의 경우 100% 수의계약을 했다. 현대차그룹도 이 비중이 93%나 됐다.
SI·광고 분야의 수의계약 비중은 각각 5% 포인트, 8% 포인트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70% 이상의 물량이 총수 일가가 지분을 대거 보유한 그룹 계열사에 수의계약 형태로 몰리고 있었다. 삼성과 SK그룹은 SI 분야의 수의계약 비중이 각각 94%, 91%에 이르렀다. 두산그룹은 SI와 광고 분야의 수의계약 비중이 각각 98%, 95%였다.
건설 분야의 수의계약 비중은 1년 새 57%에서 40%로 유일하게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그렇다고 대기업들이 ‘개과천선’한 것은 아니다. “경기침체 때문에 공사금액이 많은 설비분야에 대한 투자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지, 대기업들이 자진해서 일감 몰아주기를 개선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계열사를 거치지 않고 중소기업에 직접 발주하는 물량은 광고 분야가 36%, SI가 15% 증가했다. 하지만 삼성그룹 물류 분야는 1년 새 1482억 2100만원에서 1174억 3400만원으로 21%나 줄었다. 두산그룹 SI 분야는 25%나 감소했다. 건설(-11%), 물류(-10%) 분야는 중소기업 직발주 금액이 크게 줄었다. 건설 경기 불황 탓으로 총 발주액만 33% 줄었다.
다만, 경쟁입찰 확대 등을 감독하는 내부거래위원회 설치는 늘었다. 자율선언 후 23개가 추가 설치돼 총 42개다. 한진그룹이 연내 대한항공에 설치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비롯해 5개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 측은 “사외이사 제도가 만들어졌다고 해서 회사 경영이 100% 투명하게 운영되는 것이 아니듯이 내부거래위가 있다고 해서 내부 거래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며 제도 운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형배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대기업들이 내부 거래를 유지하는 이유를 수직계열화나 보안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면서 “기업 스스로 의식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2012-10-25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