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 간암 미스터리’ 어떤 것이길래…

‘전남 진도 간암 미스터리’ 어떤 것이길래…

입력 2012-10-08 00:00
업데이트 2012-10-08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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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역학조사에서 드러난 내용을 종합하면 전남 진도군 간암 집단발병의 가장 유력한 요인은 C형간염이다.

그러나 유독 이 지역에 C형간염 유병률이 높은 이유나 감염 경로 등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질병관리본부 박혜경 만성병관리과장은 8일 “간염·간암 집단발병 경위 파악을 위해 심층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잠복기가 짧은 급성 호흡기질환이나 수인성 전염병과 달리 C형간염이 간암으로 악화되기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역학조사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왜 C형간염에 주목했나 = 이번 역학조사는 ‘진도에 간암이 유난히 많은 것 같으니 조사해 달라’는 자치단체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본격 시작됐다.

보건당국이 연령 등 주민 구성의 차이를 보정해 분석한 결과 실제로 이 섬은 주변 전남지역 뿐 아니라 전국에 비해서도 간암 환자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암의 위험인자는 C형간염, 만성 B형간염, 과도한 음주 그리고 이로 인한 간경변 등이 있고 그 중에서도 C형간염은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보건당국이 지역사회건강조사 통계를 분석해보니 다른 요인은 타지역과 별차이가 없었지만 C형간염 항체 양성률은 무려 5~10배로 높았기 때문에 이를 간암 집단발병의 원인으로 지목하게 된 것이다.

이번 역학조사에 참여한 검사기관 관계자는 “이 정도 항체 양성률이라면 C형간염을 원인으로 보는 가설이 제일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C형간염 어떻게 퍼졌나 = 이 지역에 C형간염 감염자가 많은 원인에 대해서 보건당국도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C형간염은 혈액과 체액으로 옮는다. 외국에서는 정맥주사기 돌려쓰기, 비위생적 의료기구, 성관계, 수혈 등이 주요 감염경로로 보고됐다. B형간염보다는 덜하나 모체에서 태아로 감염되는 ‘수직감염’도 일어난다.

보건당국은 섬에 C형간염이 퍼진 경위를 구체적으로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유전자 검사를 바탕으로 과거 이 섬에 유입된 감염자 1인 또는 사례 1건(이벤트)이 지역사회 고유한 생활습관의 영향을 받아 뿌리를 내린 것으로 추정했다. 이른바 ‘슈퍼 보균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C형간염바이러스(HCV) 항체 양성인 주민의 HCV 유전자 검사 결과 2a유형, 1b유형, 1a유형이 7대 2대 1의 비율을 나타냈다. 국내 다른 지역에서 1b형과 2a형의 거의 같은 비중인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보건당국은 위험요인에 노출된 기간이 짧은 20대의 항체양성률이 17.6%로 높은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젊은 감염자는 음주나 간경변이 아닌 수직감염으로 옮았을 가능성이 높다.

◇주민 간암 예방대책은 = C형간염은 B형간염과 달리 예방백신이 없고 효과가 좋은 신약도 없다. 항바이러스제를 약으로 쓰지만 부작용이 심한 편이다.

따라서 만성 C형간염 감염자는 음주를 삼가고 건강관리를 철저히 해 간암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또 위생수칙을 지켜 다른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하반기에 시작한 중고생 2천명 대상 조사를 마치면 보다 정확한 HCV 유병률과 감염경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박 과장은 “개인 위생·건강관리 외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지역 주민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교육자료를 배포하는 등 홍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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