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융합산업서도 외면…텔레매틱스 물거품

와이브로, 융합산업서도 외면…텔레매틱스 물거품

입력 2012-09-26 00:00
업데이트 2012-09-2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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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현대차 ‘와이브로 자동차’ 출시 계획 무산

KT와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와이브로를 탑재한 자동차를 생산하려고 했으나 다른 통신 기술에 와이브로가 밀리는 바람에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도중에 중단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KT와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9년 9월 와이브로 등 이동통신을 탑재한 자동차를 이르면 연내 출시하기 위해 ‘와이브로 기반의 차량용 서비스 제휴 협정’을 맺었지만 마무리 짓지 못했다.

원인은 와이브로가 이동통신 시장에서 성장하지 못한 때문이다. 또 업체들이 통신시장 동향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이 3세대(3G)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과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기술을 중심으로 진화해 와이브로는 상대적으로 통신업계에서 배제됐다.

양사가 협정을 체결한 2009년 9월은 국내에 스마트폰이 확산하기 전이다.

협정 체결 당시 KT와 현대차는 와이브로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와이브로를 사용할 수 없는 지역에서는 3G 망으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자동차를 출시하기로 했었다.

와이브로와 3G로 와이파이를 생성해 자동차 안에서 노트북 등을 사용하고, 내비게이션 지도를 업데이트하거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기는 환경을 구현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현재 현대차는 KT의 3G와 LTE 통신 모듈을 사용해 텔레매틱스(통신기술을 활용한 자동차 기술) 서비스인 ‘블루링크’를 제공하고 있다. 블루링크는 와이브로 망을 아예 사용하지 않고 있다.

블루링크는 단순히 자동차에서 무선 와이파이를 생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원격 시동을 걸거나 에어컨을 작동하고, 주차위치를 확인하거나 자동차 문을 잠그는 기능 등 한 차원 진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아차와 SK텔레콤이 손잡고 선보인 텔레매틱스 서비스 ‘UVO’도 3G와 LTE 망만을 이용하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차량을 작동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현대차 측은 “자동차의 개발기간이 긴 데 비해 통신 기술은 개발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텔레매틱스에 적합한 새로운 통신 기술이 많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와이브로 자동차 계획을 수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7월 기준 3G 망으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이용 중인 현대차가 5만여대에 이른다”며 “텔레매틱스 사업 범위를 사물통신(M2M) 기술과 디지털운행기록계(DTG), 차량 관제 서비스 등의 분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뿐 아니라 IT와 다른 산업 간 융합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스마트폰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와이브로가 융합 분야에서도 외면 당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중공업은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009년 조선소에 와이브로 망을 구축했으나 작년에 3G 및 LTE 스마트폰을 활용한 시스템을 새로 도입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와이브로로 스마트 그리드 전력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와이브로를 통신서비스 외 용도로 상용화 한다는 뚜렷한 계획이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와이브로는 인텔이 칩 생산을 중단해 수급이 원활하지 않고 세계적으로 사업을 포기하는 통신사가 나오고 있어 활성화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LTE 등 다른 통신망과 공존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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