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내년 예산 342조…올해보다 5.3% 증가

[뉴스&분석] 내년 예산 342조…올해보다 5.3% 증가

입력 2012-09-26 00:00
수정 2012-09-26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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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4% 또 ‘장밋빛’ 세수 부족 재현 가능성

“과거에도 성장률 전망치를 (한 해에) 두 번 바꾼 전례가 없다. 정부는 경기전망 기관이 아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정부가 25일 내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올해보다 5.3% 늘어난 342조 5000억원으로 나라살림(총지출)을 짰다. 최근 5년간의 연평균 증가율(4.1%)보다 씀씀이가 다소 커졌다. 나라 곳간도 크게 축내지 않고 경기도 부양하겠다는, 즉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심산이지만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올해 우리 경제가 3.3%, 내년에 4% 성장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어서다.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대부분 2%대로 보고 있다. 국책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조차 2.5%를 제시했다.

내년 4% 성장은 LG경제연구소(3.3%), KDI(3.4%)는 물론 한국은행(3.8%)보다도 높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을 3.9%로 봤는데 0.1% 포인트 차이 정도는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지만 IMF는 다음 달 연차총회에서 성장률을 내려 잡을 가능성이 높다.

성장률이 빗나가면 들어올 돈(재정수입)이 모자라게 되고, 이 수입에 근거해 짠 지출도 틀어지게 된다. 이런 우려는 당장 올해부터 현실화되는 조짐이다. 올해 국세는 203조 3000억원이 걷힐 전망이다. 지난해 정부가 예산을 짤 때 예상치는 205조 8000억원이었다. 2조 5000억원이나 ‘펑크’ 날 위기에 놓인 셈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년 만에 다시 세수(稅收) 부족에 직면하게 된 까닭은 정부가 지난해 ‘올해 4.5% 성장할 것’이라는 전제로 나라살림을 짰기 때문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지나치게 낙관적이어서 내년에도 비슷한 사태가 재현될 공산이 높다. 성장률이 1% 포인트 떨어지면 세수는 2조원 정도 감소한다.

기업·산업은행 주식 등을 팔아 37조원의 세외(稅外) 수입을 확보하겠다는 구상도 현실성이 약하다. 정부는 올해도 기은 주식 매각대금 1조여원을 예상수입에 넣었지만 단 한 주도 팔지 못했다. 이 항목이 ‘0원’이 됐음은 물론이다. 인천공항 매각에 대해서는 여야 할 것 없이 부정적이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양적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4% 성장을 이루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전반적인 공감대”라면서 “정부가 작년에도 오판하더니 올해 또 장밋빛 전망으로 나라살림에 혼선을 빚게 하고 시장에도 잘못된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두걸·김양진기자 douzirl@seoul.co.kr

2012-09-2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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