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외환銀 ‘한지붕 두가족’ 체제

김승유, 하나-외환銀 ‘한지붕 두가족’ 체제

입력 2011-12-04 00:00
수정 2011-12-0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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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나서도 당분간 지주사 밑에 2개 은행을 유지하는 더블뱅크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4일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외환은행의 평판과 가치를 존중해 독립 경영을 보장하고 ‘외환은행’이라는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일본 미즈호금융그룹 등 외국사례를 연구해 두 은행 운영에 활용할 계획이다.

미즈호그룹은 2000년 다이이치간교은행(DKB), 후지은행, 니혼고쿄은행 등 3개 은행이 합병해 탄생한 거대 금융그룹이다. 이들 세 은행은 미즈호라는 같은 이름을 사용하지만, 법인체는 독립돼 있다.

하나은행은 가계금융ㆍ프라이빗뱅킹(PB)ㆍ자산관리ㆍ증권 등에서, 외환은행은 기업금융ㆍ수출입금융ㆍ외국영업 등에서 각각 강점이 있다. 겹치는 부문이 거의 없어 충분한 시너지효과를 거둘 것으로 하나금융은 예상한다.

국내외 점포망도 많이 중복되지 않아 대규모 구조조정 없이 소비자서비스를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김 회장은 “외환은행 직원을 높게 평가한다. 모든 걸 껴안고 가겠다”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거나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와 외환은행 매매가격이 과도하다는 일각에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과거 국민은행이나 HSBC가 제시한 가격보다 훨씬 낮다는 것이다.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최근 합의한 외환은행 주당 인수가는 1만1천900원이지만 국민은행의 2005년 인수 예정가는 1만5천200원, 2007년 HSBC는 1만8천45원이었다.

주당인수가를 주당순자산가치(BVPS)로 나눈 수치도 0.93배로, 국내 은행 인수합병 때 평균 1.75배나 아시아 은행 평균 2.46배보다 한참 낮다.

김 회장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국내 금융업계에서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4강 경쟁구도를 통한 균형발전이 가능해진다. 국내 금융자산의 국외 유출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환은행과 합친 하나금융을 비롯해 신한금융, 우리금융, KB금융이 외형 경쟁에서 벗어나 상품과 서비스 같은 품질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품게 되면 사회공헌사업도 한층 활발하게 펼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재협상을 통해 깎은 외환은행 인수가 일부를 사회공헌사업에 쓰겠다. 현재 드림소사이어티재단을 세우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전국 다문화 가정 자녀의 학업에 도움을 주는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한다.

하나금융은 5일 금융당국에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당국은 신청서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하게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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