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야구장, 증권사 광고 많은 까닭은

뜨거운 야구장, 증권사 광고 많은 까닭은

입력 2011-10-17 00:00
수정 2011-10-1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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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성·스마트폰 이용자 노린 마케팅 전략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열기가 한창 뜨거운 와중에 증권사들이 공격적인 야구장 옥외광고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 가운데 과반수가 야구장에서 옥외광고를 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와 계열사인 자산운용사를 포함해 광고 경쟁을 벌이는 회사들은 10곳이 넘는다.

이는 야구장에서 증권사 이름이 다른 업종에 비해 훨씬 자주 눈에 띄는 이유다.

10대 증권사 중 삼성, 현대, 신한, 대신, 동양종금 등이 1개 이상 구장에 자사 이름이 적힌 광고판을 설치했고, 미래에셋은 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광고하고 있다.

KTB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중소형사도 꾸준히 광고를 해왔다. 개인고객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은 8개 전 구장에 광고판을 세워 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광고전(戰)에 발벗고 나선 것은 주요 고객층과 야구팬층이 겹치기 때문이다.

A증권 광고 담당자는 “야구를 좋아하는 인구 중 30대 남성이 가장 많다. 이는 주식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계층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B증권 관계자는 “퇴근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로 야구를 보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요즘 급증한 스마트폰 증권거래 인구와 이용자가 일치한다”고 말했다.

광고심리 측면에서 운동경기와 주식투자가 ‘찰떡궁합’이라는 풀이도 있다.

김재영 한국옥외광고학회 회장은 “주식시장과 스포츠 세계는 역동적이라는 점에서 일치한다. 장소 분위기에 맞춰 옥외광고를 하는 제품이 달라지는 것은 일반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옥외광고 가격이 다른 매체에 비해 저렴한 것은 또 다른 장점이다.

TV카메라에 자주 잡히는 포수 뒷벽의 ‘고정형 A보드’는 가로 1,200cm, 세로 350cm 크기로 한국시리즈 동안 통째로 빌리면 약 2억원의 비용이 든다.

관심도가 떨어지고 카메라에 노출될 가능성이 작을수록 광고 단가도 내려간다. 경기 흐름에 따라 의도하지 않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대안이 된다.

예를 들어 정규시즌 경기장 외곽 울타리에 간판을 세우는 비용은 약 4천만원에 불과하다. 안타성 타구가 간판 앞쪽으로 떨어지면 노출 효과가 매우 크다.

증권사들의 광고경쟁은 야구 인기와 비례해 앞으로도 치열할 전망이다.

야구장과 증권사 간 계약을 중개했던 한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케이블TV가 전 경기를 중계해서 관중과 시청자가 함께 광고를 볼 수 있다. 가독성이 높아 광고주들이 줄을 서다시피 한다”고 전했다.

모 대형 증권사는 올해 프로야구 관중이 사상 처음으로 600만명을 넘길 만큼 인기가 높아 뒤늦게 야구장 광고를 추진했으나 이미 대기물량이 많아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증권사도 내년에 야구장 광고를 새로 집행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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