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더블딥으로 가나

세계 경제, 더블딥으로 가나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11-09-23 00:00
수정 2011-09-2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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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현지시간) 중국 및 유로존 경제지표 부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회의적인 경제전망, 미국·유럽 은행들의 잇따른 신용등급 강등이 맞물리면서 23일까지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자 더블딥 공포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치권의 첨예한 분열과 유럽의 정치적 마비 상태가 더블딥 우려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23일 지적했다. 조지 소로스 전 소로스펀드 회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미국 경제는 더블딥에 빠져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이달 월스트리트저널의 전문가 설문에 따르면 미국이 1년 내에 불황에 빠질 가능성은 3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례 총회를 하루 앞두고 양 기관의 수장들도 잇따라 경기 하강 위험을 경고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글로벌 경제가 위험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면서 “일부 국가는 적자를 감축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부족한데, 각국 정부는 빚 통제와 관련해 신뢰할 만한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선진국이 더블딥에 처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지만 매일 자신감이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선진국발 위기로 인한 개발도상국의 성장 후퇴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선진국의 경제위기가 개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 유럽과 일본, 미국은 다른 나라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자국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세계 경제를 불황에서 건져 낼 신흥국들의 경기 전망은 암울하다. 특히 세계 경제의 엔진인 중국의 9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49.4로 전달 49.9보다 하락했으며, 3개월 연속 기준치 50 이하를 밑돌고 있다. 기준치 50 이하는 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20일 IMF의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0.3%에서 올해 9.5%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도도 지난해 10.4%에서 올해 7.8%로 경제성장 전망치가 대폭 깎였다.

 이번 금융시장의 대혼란으로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현을 떠올리고 있다. 길레르모 오르티즈 전 멕시코 중앙은행장은 “2008년 우리가 목격했던 많은 현상들이 오늘날 유럽에서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는 역사상 가장 긴 금융위기에 직면했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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