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기금 조성 교통사고 유자녀에게 장학금
기아차 노사가 극적으로 2차 임금협상안에 합의하면서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고 있다.지난달 27일 1차 임금협상안이 부결되면서 자칫 노사 갈등이 불거지는 듯했으나 노사가 마라톤협상 끝에 2차 합의에 성공하면서 한층 성숙한 노사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2차 협상안은 ‘임금 줄다리기’란 관행에서 벗어나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근로복지 향상에 주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아차 노사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밤샘 논의를 거친 끝에 17일 새벽 극적으로 2차 잠정 임금협상안을 도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기아차 노사의 2차 협상안은 1차 임금협상안에 ▲교통사고 유자녀 특별장학금 지급을 위한 사회공헌기금 50억원 조성 ▲추석 연휴 휴무 1일 ▲재직 중 사망 조합원 유자녀에 대한 고교 장학금 지원 등이 추가됐다.
기아차 노사가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 사회공헌기금을 쾌척하는 데에 합의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50억원의 사회조성기금은 교통사고 유자녀(소년소녀가장)에게 앞으로 10년에 걸쳐 특별장학금으로 지급된다. 동반성장 화두와 맞물려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협력업체 근로 조건에 대해서도 원청사인 기아차 노사가 앞장서서 사내 협력사 직원의 처우를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또 근로복지 환경 개선 방안도 진전됐다. 추석 연휴에 특별휴가 1일을 실시하고, 10년 이상 재직 중 사망한 조합원 유자녀에게 매년 100만원의 고교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기아차 노사가 협상안에 합의하면서 2년 연속 무분규 타결 가능성도 커졌다. 이는 노사 모두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한 데에 따른 성과로 풀이된다. 조합원 찬반투표는 18일 부재자투표에 이어 19일 주·야간조 투표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011-08-18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