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마이바흐 6대 중 5대 법인 소유
람보르기니, 포르셰, 페라리 등 초고가 외제 스포츠카(슈퍼카) 상당수가 자동차 렌트 업체가 아닌 대기업 등 일반법인 소유인 것으로 드러났다. 슈퍼카를 업무용 차량으로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어 기업 소유주나 직계 존비속이 개인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자동차 가격 외에 보험료와 자동차세 등도 모두 실제 이용자가 아닌 회사가 부담한다는 얘기가 된다.2010년형 벤츠 마이바흐
국토해양부가 26일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에게 제출한 ‘고급 외제차 보유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법인에 등록된 슈퍼카 960대 중 184대(19.1%)가 일반법인 소유였다. 자동차 렌트 및 리스 회사가 아닌 일반회사나 학교법인 등이 슈퍼카 184대를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한제분, 경영컨설팅회사인 에이치엠지코리아, 반도체 관련 회사인 티에스엠씨는 4억원이 넘는 최고급 슈퍼카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를 보유하고 있었다. 한국타이어는 시가 3억 2000만원 상당의 페라리 F430 스파이더를, 한화는 1억 6000만원의 포르셰 카이엔 터보를 법인 명의로 갖고 있었다. 오리온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서미갤러리도 포르셰 카이엔 터보를, 학교법인 신광은 마세라티 콰트로 포르테(2억 4000만원 상당)를 보유했다.
또 우리들척추건강연구소는 포르셰 928GTS, 아모레퍼시픽은 포르셰 카이엔 터보, 대웅제약은 포르셰 박스터, 열린책들은 포르셰 박스터 S, 구두약 제조 회사인 말표산업은 포르셰 CAYENNE, 홈쇼핑업체 다나와는 마세라티 콰트로 포르테를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스포츠카는 아니지만 수억원대의 고급 외제 세단을 갖고 있는 기업도 많았다. 8억원을 호가하는 벤츠 마이바흐의 경우 국내에 모두 6대가 있는데, 1대는 삼성 이건희 회장 개인 소유이고 5대가 법인 소유였다. 1대는 캐피털사가 사업용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4대는 각각 대기업 삼성, 신세계, 한화와 중소기업 서라벌의 소유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개인 소유 마이바흐 외에 회사 명의 마이바흐는 바이어 접대용으로 항상 서울 서초동 사옥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는 “마이바흐는 김승연 회장의 업무용 차”라고 밝혔다.
벤츠, 아우디, 렉서스를 법인차로 보유하고 있는 건설사는 325개사였다. 사회복지법인인 경주어린이집도 법인명의로 렉서스 LS460을 소유했다.
안홍준 의원은 “회사 돈으로 고가의 고급 승용차를 굴리는 것은 부자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면서 “회사 돈을 자기 개인 돈처럼 사용하는 나쁜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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