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 인하” 휘발유 실제론 60원 하락 그쳐

“100원 인하” 휘발유 실제론 60원 하락 그쳐

입력 2011-04-15 00:00
업데이트 2011-04-1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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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기름값 내린다” 1주일

서울 암사동에서 시내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정모(41)씨는 얼마 전 집 주변 정유사 직영 주유소 직원과 가벼운 승강이를 벌였다. 지난 7일 휘발유 가격 인하 이후 ℓ당 200원 가까이 다시 올랐기 때문이다.

정씨는 “가격을 내렸다가 다시 올리면서 실제로 가격인하 효과가 사라졌다.”면서 “소비자들만 바보로 만든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하효과 사라져 소비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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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국내 정유사들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내렸지만 인하 효과가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 상승 때문에 정유사들이 7일 이후에 공급가를 올리면서 인하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주유소들이 공급가가 내린 만큼 판매가를 떨어뜨리지 않는 것도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1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일선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보통휘발유 전국 평균가는 오후 4시 기준 ℓ당 1910.57원. 7일 대비 60.3원 내렸다. 할인 금액을 카드 결제대금에서 차감하는 SK에너지와 다른 정유사들의 공급가 인하분까지 포함한 수치다.

이날 경유 전국 평균가격은 ℓ당 1752.23원으로 49.3원 떨어지는 데 그쳤다. 결국 휘발유는 ℓ당 40원, 경유는 50원 정도가 중간에서 사라진 셈이다.

가격 하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7일 이후 정유사들이 제품 공급가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SK에너지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7일 ℓ당 1977.98원에서 13일 1985.67원으로 7.69원 올랐다. 경유는 같은 기간 1811.65원에서 1823.55원으로 11.90원이나 뛰었다. 시민단체인 소비자시민의모임 분석에 따르면 7일부터 11일까지 SK에너지 직영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는 ℓ당 26.5원, 자영 주유소는 4.7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정유사 직영주유소 역시 20원 정도 가격을 올렸다.

이는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지난달 20일 108.75달러에서 11일 118.32달러까지 올랐다. 일반적으로 국제 유가는 1~2주 뒤에 국내 휘발유값에 영향을 미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3월 말부터 시작된 두바이유 상승 결과 최근 휘발유 등의 공급가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무폴’선 내린값에 기름 못 받아

휘발유 등 공급을 둘러싸고 GS칼텍스 등 공급가를 인하한 정유사와 무폴(자가폴) 주유소 간의 갈등도 판매가격 하락을 더디게 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자사와 계약을 맺지 않은 무폴 주유소에까지 인하된 가격으로 기름을 공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일선 주유소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역시 꿈쩍 않는 기름값에 한몫 하고 있다. 일선 주유소 가운데 일부는 비싸게 산 기름이 다 팔리고 내린 가격에 기름을 들여놓고도 비싼 값에 기름을 파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서혜 소비자시민의모임 팀장은 “제대로 가격을 내리지 않는 주유소명을 공개, 소비자들의 적절한 선택을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011-04-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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