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정말 묘했나

기름값 정말 묘했나

입력 2011-04-06 00:00
업데이트 2011-04-0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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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칭성 다수 발견..”그러나 폭리와 직결은 안돼”

기름값은 정말 묘했던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월13일 서민물가 안정대책을 다루는 회의를 주재하면서 던진 “기름값이 묘하다”는 요지의 발언에 대한 해설 종합판이 약 3개월 만에 나왔다.

정부가 민관 합동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의 검토 결과를 담아 관계부처 합동 명의로 6일 내놓은 ‘석유시장 투명성 제고 및 경쟁 촉진방안’이 그것이다.

TF는 크게 두 가지를 파고들었다.

국제 유가에 비해 국내 유가가 더 오르고 덜 내린다는 의구심인 비대칭성, 그리고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시세에 연동한 국내 석유제품 가격 결정 방식이다.

먼저 비대칭성은 항시 나타난다고 볼 수는 없으나, 어떤 분석방법을 사용해도 상당수 확인됐다는 게 TF의 결론이다.

실제 정유사, 주유소 판매가격에 근접한 수치를 활용한 2008년5월부터 2010년12월까지, 또 2009년1월부터 2011년2월 구간을 끊어서 살펴본 결과, 정유사, 주유소 가격 모두 국제제품가와 비대칭을 보였다.

예컨대 2009년1월∼2011년2월 국제 휘발유 가격이 1원 오르거나 내릴 때 국내 정유사 휘발유 공급가격 조정액을 뽑아보니 특정 주간 상승기에는 0.478원이어서 하락기의 0.151원보다 많았다.

또 작년 정유사 가격은 국제휘발유보다 ℓ당 38원, 주유소 가격은 29원 더 인상됐다는 게 TF의 조사결과였다.

TF는 정유4사의 과점, 정유사-주유소 간 수직 유통구조 등으로 가격경쟁이 제한됐을 가능성이 있고 정유사가 월말에는 밀어내기를 위해 가격을 내리고 월초에는 다시 올리는 것도 비대칭성 원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주유소 간 경쟁 정도, 소비자 행태 등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소비자 행태란 소비자들이 유가 상승기에 저가 주유소를 탐색하고 판매가격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뜻한다.

TF에 참여한 학계 전문가는 그러나 “시기 구간을 어떻게 잘라서 보느냐에 따라 비대칭성 유무는 다르게 나타날뿐 아니라 비대칭성을 폭리, 담합과 연결지어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비대칭성을 보인 기간에는 경향적으로 정유사들이 그만큼 더 이득을 얻는 것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비대칭성 완화의 처방으로 석유시장의 경쟁촉진과 시장감시 강화를 들었다.

국제제품가에 연동한 방식이 국내 수급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석유시장에서 경쟁을 제한다는 지적에 따라 들여다본 국내 석유제품 가격 결정구조도 당장의 대안은 없지만 한계가 있는 것으로 결론냈다.

따라서 ‘근본적으로는’ 국내 석유제품시장을 열어 국내 수급요인을 반영하는 국내가격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는 지적했다.

TF는 무엇보다 현행 가격방식이 논란이 되는 이유로 석유제품이 통상 30∼45일 전 선적한 원유로 생산된다는 시차 문제를 꼽았다.

이렇게 되면 국제유가 상승기에는 시가보다 싸게 도입하는 원유로 생산하기 때문에 원유가 방식으로 가격을 결정할 경우 현행 국제제품가 방식보다는 석유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논리가 나온다.

그러나 원유가 방식은 생산비용에 따라 가격을 결정하므로 정유사 간 가격경쟁을 촉진할 수 있지만 경쟁이 충분하지 않은 국내 정유업계를 감안할 때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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